유한킴벌리의 대주주인 글로벌 개인용품 제조 기업 킴벌리클라크가 한국 내 화장지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50년 이상 운영된 ‘크리넥스’ 브랜드의 화장지 사업부로, 인수가격은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킴벌리클라크는 국내 화장지 시장에서의 철수를 위해 유한킴벌리 화장지 사업 부문의 핵심 자산인 김천 공장 등의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천 공장은 약 1800평의 규모로 연간 약 3만60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대형 회계법인을 협력사로 선정하고 주요 사모펀드(PEF) 및 전략적 투자자(SI)와의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들은 사업 내용을 담은 투자설명서를 받고 이를 검토하고 있으며, 매각 지분이나 브랜드 사용권 등은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크리넥스, 스카트, 뽀삐 등의 주요 브랜드는 새로운 인수자가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며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유한킴벌리는 매년 약 400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킴벌리클라크에 지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인수자에게도 이점이 될 수 있다.
킴벌리클라크는 1872년에 설립된 미국의 글로벌 개인용품 제조 업체로, 1970년부터 한국과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는 한국의 유한양행과 공동 출자하여 합작법인인 유한킴벌리를 설립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현재 킴벌리클라크는 지분 70%, 유한양행은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송파구 본사, 서초구 연구소, 대전 공장, 충주 공장, 김천 공장 등 총 5곳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킴벌리클라크의 국내 화장지 사업 철수는 오히려 예상된 절차로 여겨진다. 최근 킴벌리클라크는 북미 외 지역의 글로벌 화장지 사업부를 정리하기 시작했으며, 브라질의 제지 대기업 수자노와 합작법인 형태로 글로벌 화장지 사업부를 매각한 바 있다. 이 거래로 인해 시장에서는 킴벌리클라크가 신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장지 사업부는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17.2%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유한킴벌리가 약 30%, 깨끗한나라가 약 15%, 모나리자가 약 10%로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매각이 이들 기업에게는 업계 1위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므로, 향후 시장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는 이 기회를 활용하여 추가 인수 전략이나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단독 인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SI들과의 컨소시엄 구성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