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역사적인 ‘플리프닝(flippening)’ 현상이 관찰되었다. 비트코인(BTC) 기반 ETF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반면, 이더리움(ETH) ETF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투자 흐름이 명확하게 변화하고 있다.
8월 들어 비트코인 기반 현물 ETF는 6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15일 이후 이들 ETF에서 총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4,325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8월 19일 하루 동안에는 5억 2,300만 달러(약 7,269억 원)가 증발하며 예기치 못한 손실을 입혔다. 블랙록($IBIT)은 1억 9,896만 달러(약 2,755억 원)로 가장 큰 유출액을 기록했으며, 피델리티($FBTC)와 아크 인베스트($ARKB)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순자산은 약 1,502억 3,000만 달러(약 208조 9,170억 원)로 줄어들어, 올해 2월 이후 가장 약세장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반면 이더리움 ETF는 변화의 물결을 타고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함에 따라 투자 심리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이더리움 기반 현물 ETF는 2억 8,760만 달러(약 3,999억 원)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으며, 8월 전체 유입액은 총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4,055억 원)를 초과했다. 이는 이더리움 ETF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월간 성과로 평가된다.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ETHA)와 피델리티($FETH) 상품이 이 유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두 상품의 총 운용자산도 현재 265억 5,000만 달러(약 36조 9,195억 원)로 증가하여 2주 전 수준인 210억 달러(약 29조 1,900억 원)에서 크게 상승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두 암호화폐의 흐름은 상반된다. 이더리움은 최근 24시간 기준으로 4,741달러(약 659만 원)로 3.6%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2.3% 하락해 11만 4,900달러(약 1억 5,96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자산 재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을示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커짐에 따라 이더리움이 점차 자금 유입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에 그칠지 또는 구조적인 자금 이동의 시작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더리움이 ETF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위협할 수 있는 첫 실제 시나리오가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플리프닝’이 이론적 개념을 넘어 실제 시장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