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4일 미국 현지 시각,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하루 동안 이더리움 ETF에서 약 4억 6,510만 달러, 즉 한화로 약 6,467억 원이 순유출되었다. 이는 이더리움 ETF가 출범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일일 자금 유출이다.
자산운용 분석업체인 소소밸류(SoSo Value)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유출의 주된 원인은 블랙록의 ‘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로, 해당 ETF에서만 3억 7,500만 달러, 약 5,212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ETHA는 21일 연속 이어진 자금 유입 기록이 중단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피델리티(Fidelity)가 제공하는 FETH 역시 5,500만 달러, 즉 764억 원의 자금이 유출되었으며,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트러스트(ETHE)와 이더리움 미니트러스트에서도 각각 698만 달러(97억 원), 2,800만 달러(389억 원)가 빠져나갔다. 나머지 ETF들은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대규모 자금 유출은 7월에만 이더리움 현물 ETF에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가 유입되며 활기를 띠었던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모멘텀의 급반전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의 가격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 크립토슬레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보도 당일 ETH는 3,623달러(약 503만 원)로, 전일 대비 1.4%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의 시장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출이 단기적인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기관 수요나 장기적인 트렌드를 흔드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8월 들어 ETF 유입 흐름이 약세를 보이며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이더리움 시장에 대한 예의주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