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상장지수펀드(ETF)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첫 블록을 채굴한 지 1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이루어진 이번 유입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총 54억 1,000만 달러(약 7조 5,249억 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11개월 동안의 총 유입액인 42억 1,000만 달러(약 5조 8,509억 원)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2024년 7월에 첫 출시된 이후, 이더리움 ETF에 대한 누적 자금 유입 규모는 96억 2,000만 달러(약 13조 3,718억 원)로 증가했다. 초기에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4억 8,300만 달러(약 6,719억 원)가 유출된 적도 있었으나, 2024년 11월에는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595억 원)가 유입된 데 이어 12월에는 20억 8,000만 달러(약 2조 8,912억 원)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5년 1분기에는 잠시 주춤하며 1월과 2월 총 유입액이 1억 6,123만 달러(약 2,239억 원)에 불과했으며, 3월에는 4억 300만 달러(약 5,577억 원)가 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본격적인 수요 증가가 일어나면서,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SoSoValue에 따르면, 블랙록의 ETH ETF인 ‘ETHA’는 현재 113억 9,000만 달러(약 15조 8,421억 원) 규모로 자산을 운용하며,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그레이스케일의 ETHE는 누적 43억 1,000만 달러(약 6조 원) 상당의 유출을 기록했으나 점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이더리움 ETF 시장의 자산 총액은 현재 216억 1,000만 달러(약 29조 9,229억 원)를 초과해, ETH 시가총액의 약 4.75%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ETF의 영향력은 이더리움 가격의 흐름에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주 간 이더리움의 가격은 19.6% 급등하여 현재 3,786달러(약 525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53.3%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지난 한 달 간 최저 2,470달러(약 342만 원)에서 최고 3,933달러(약 546만 원)까지 급등한 후, 현재는 경미한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파생상품 전문업체 QCP 캐피탈은 현재 지나치게 과열된 파생 포지션과 급등한 펀딩비가 단기 저항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도,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구조적인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들이 현재의 수요가 지속될 경우, 이더리움은 2021년 1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4,878달러(약 677만 원)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시장 사이클에서 알트코인 중심 시대의 주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