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더리움(ETH)의 시장 흐름이 1990년대의 신생 기술주들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분석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BTC)이 ‘디지털 금’으로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이더리움은 고도 성장성을 가진 기술주로서 보다 공격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사례를 들어 이더리움의 최근 움직임이 “90년대 닷컴 열풍에서 나타난 기술주의 패턴과 닮았다”면서,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빠른 성장 가능성을 지닌 이상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이더리움 ETF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유입을 기록했으며, 발츄나스에 따르면 단 한 주 만에 18억 달러(약 2조 5,02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했다. 전체 누적 유입액은 96억 2,000만 달러(약 13조 3,118억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그중에서도 iShares Ethereum Trust ETF(ETHA)의 성장 속도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 ETF는 현재까지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에 가까운 자산을 모으고 있으며, 비트코인 ETF 없이도 역대 가장 빠르게 100억 달러를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의 인기는 블랙록(BlackRock)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와 결합되고 있다. 최근 몇 주 만에 블랙록이 38억 달러(약 5조 2,82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확보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물 수요도 제대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스마트 계약,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DeFi 및 NFT와 같은 웹3 생태계의 핵심 자산으로 인지되고 있으며, 기존 금과는 달리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대표적인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더리움을 단순한 암호화폐로 한정짓기보다는 90년대 기술주와 성장 가능성을 연계, 새로운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혁신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변동성 억제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특성이 강조되며, 별도의 투자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이한 투자 성격을 지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동시에 시장을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