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메인넷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며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스마트 계약 생태계를 이끌어온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 분야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 기관들의 이용 증가로 인해 이더(ETH)가 2021년 1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예치된 자산 총 규모(TVL)는 약 850억 달러(약 118조 1,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여전히 DeFi 생태계 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이더리움이 스마트 계약 플랫폼의 정점에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더리움은 2013년 러시아계 캐나다인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이 백서를 공개함으로써 시작됐다. 프로젝트는 2014년 초기코인공개(ICO)를 통해 약 1,830만 달러(약 254억 7,000만 원)를 모집하며 주목을 끌었고, 2015년에는 정식 메인넷을 출범시켰다. 이후 비트코인(BTC)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의 암호화폐로 성장한 이더리움은 ICO 붐, DeFi 열풍, 대체불가능토큰(NFT) 광풍 등 다채로운 크립토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첫 10년의 여정은 크립토 산업의 발달과 함께 변동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특히 2020년 ‘DeFi 여름’이라 불리는 시기에는 탈중앙화 거래소와 이자 농사(yield farming)로 대규모 이용자들이 몰려들었으며, 그 뒤에 발생한 NFT 열풍 또한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쥐는 계기가 됐다. 물론 이 같은 과열은 거품 붕괴와 프로젝트 정리로 이어져 이더리움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ETF 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며,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이 확대되는 모습은 이더리움의 또 다른 전환점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술 레이어2의 확장성과 중앙 커뮤니티의 안정성, 그리고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인다”면서 “사상 최고가에 도달하는 데 시간은 걸릴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이더리움은 ‘검증된 네트워크’를 넘어 ‘제도권 기술 인프라’로의 도약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인넷 10주년을 지나며 다시 상승 궤도를 타고 있는 이더리움이 향후 10년간 어떤 혁신과 역사를 써내려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