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최근 4,700달러(약 6,533만 원)를 돌파하면서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자금 회수는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된다. 현재 이더리움의 언스테이킹 대기열은 45일이라는 사상 최대 기간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출금은 지연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모니터링 플랫폼인 밸리데이터큐(ValidatorQueue)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언스테이킹 대기 물량은 지난주 말 기준으로 260만 ETH를 초과하며 정점에 달했다. 이는 약 122억 2,000만 달러(약 16조 9,858억 원)의 규모로, 주말 동안 ETH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대기열의 길이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인 콜린 톡스크립토(Colin Talks Crypto)는 트위터를 통해 “불장 후반부에 들어서며 묶여 있는 투자자들이 뒤늦게 해지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언스테이킹의 지연이 오히려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번 현상은 단기 매매가 아닌 장기 투자자와 주요 밸리데이터들의 리밸런싱 전략에 따른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온체인 분석 기관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스테이킹 유입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이더리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나타내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크립토퀀트는 “이번 출금 러시가 대량 매도로 이어지는 움직임은 없다”며, 대부분이 차익 실현이나 지갑 간의 재배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출금된 ETH가 거래소로 대량 입금되는 흔적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즉각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관 운영 노드인 킬른파이낸스(Kiln Finance)는 보안 문제로 인해 대규모 출금을 실행했고, 이것이 대기열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고점을 회복한 후 일부 조정을 겪으면서 4,550달러(약 6,320만 원)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승 채널의 상단 영역에 남아 있다. 현재 ETH는 사상 최고가인 4,946달러(약 6,873만 원) 대비 6.5% 낮은 수준이며, 연내 5,000달러(약 6,950만 원)를 돌파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ETH 보유자들 중에서 아직 언스테이킹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 시장 고점에서 차익 실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속한 해지 절차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45일 이상의 출금 지연을 감안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이번 강세장에서 매도 타이밍을 신중하게 계산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