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체제 위기는 아얀데 은행 파산으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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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의 체제 위기를 대표하는 사건은 아얀데 은행의 파산 사태로 지목되고 있다. 아얀데 은행은 지난해 10월 부실 대출로 인해 50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결국 청산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이란 경제 붕괴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및 사회적 위기를 초래하였다.

현재 이란은 정부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받은 ’12일 전쟁’에서 자국민을 방어하는 데 실패하면서 정권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 협상에서 양보를 거부하여 제재 완화의 기대도 사라졌으며,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 위협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아얀데 은행의 부실이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이후 금융 시스템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동 및 중앙아시아국 부국장을 지낸 아드난 마자레이는 아얀데 은행이 정권 유력 인사들과 깊은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이 더욱 심각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왔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란의 경제 지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이란 리알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84%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무려 72%에 달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텍 대학교의 경제학자인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는 작년에 이란에서 유출된 자본 규모가 10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12월 긴축 예산안을 발표하였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1인당 1000만 리알(약 1만 3500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조치와 함께 가격 통제에 대한 경고를 신속히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현재 수도 테헤란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민생 안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수십 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탄압이 계속되면서, 최근 2주간 시위에 참여한 수백 명이 희생됐다.

이란의 아얀데 은행 파산 사태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출구 없는 위기에 직면한 이란 체제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이란 사회의 불만과 반정부 시위를 연쇄적으로 촉발시키며, 향후 이란의 정치적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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