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그 상승세는 과거에 비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산유국의 증가와 에너지 업계의 항로 다변화가 이러한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요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인 이유를 다뤘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4.66달러로 0.1달러(0.13%) 오른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한 달 전 67.02달러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지만 100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도 약 70달러에서 81.36달러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100달러를 넘지 않았다.
FT에 따르면, 이란의 봉쇄 상황에서도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것은 과거와 다른 공급망의 변화가 핵심이다. 미국이 지난 몇 년 간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되었고, 새로운 산유국인 가이아나와 브라질의 출현으로 중동의 석유 의존도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조치 때 유가가 260% 급등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더 이상 그런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업계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공급 차질에 대처하는 데 있어 더 능숙해졌다. 한 분석가는 “석유 산업은 과거 25년 간의 문제와 비견될 만큼 많은 문제를 최근 5년 간 겪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시장은 단기적인 공급 충격에 대한 반응이 둔화되었으며, 정부들은 원유 비축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신규 원유 공급 없이도 약 124일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텍사가 분석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이 차질을 겪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약 9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어 공급망 가용성이 일정 부분 보장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100달러를 초과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FT는 전쟁의 심각성과 공급 차질의 지속 기간 등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2주간 봉쇄 상태가 지속될 경우, 2억5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 이동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며, 이는 일부 걸프 국가들이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인해 유전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산유국의 증가와 에너지 업계의 대응 능력 향상이 유가 상승 폭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예측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변화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 시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