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란 상공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인해 비트코인이 표면적으로는 하락한 후 반등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후 불과 1시간 만에 비트코인은 6만8000달러에서 6만3000달러까지 8% 급락했고, 이는 레버리지 투자자 15만4000명의 포지션이 강제청산되는 전형적인 공황 매도의 형태를 띠었다. 이란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13% 상승하며 위기감을 조성했지만 그 와중에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 이 달 13일에는 7만3500달러를 넘어서며 현재는 7만15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례 없는 현상으로, 과거의 위기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비트코인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코로나19 사태 시절에는 초기 이틀 사이에 급락했었다. 이란 사태에서 보는 비트코인의 반등은 과거와 비교할 때 생소한 모습이다.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알려진 금은 같은 기간 동안 2%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만의 독자적 흐름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비트코인 매수에 나섰다. 미국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는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라 불리는 대규모 홀더들은 매도 대신 매수에 나섰다는 보고도 있다. 이란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국제 제재를 회피하고 군사 작전 비용을 충당한다는 분석 또한 흥미롭다. 즉, 공격을 감행한 국가의 화폐 시스템을 오히려 피격 당사국이 활용하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을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간주하고,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불가능하게 해 결국 비트코인의 매력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지닌 희소성과 탈중앙성, 그리고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발휘하는 가치에 주목하며 반등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 역사에서 주요 자산들이 신뢰받게 된 배경에는 항상 금융 위기라는 결정적 요인이 존재했다. 금은 과거의 혼란 속에서 진정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았고, 달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안정적인 기축통화가 되었다. 이 과정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이 또한 새로운 자산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반등이 비트코인의 모든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변동성이 여전히 크며 규제 리스크는 남아 있다. 현재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비트코인은 매도해야 할 자산인지, 아니면 매수해야 할 자산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계속되는 지금 이 순간, 비트코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의 선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