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이베리아항공의 여객기가 이륙 직후 대형 조류와 충돌하면서 심각한 손상을 입고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에서 여객기에는 승객 18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긴급상황 발생 직후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다행히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무사히 착륙했으며, 이후 같은 날 저녁에 다른 항공편으로 파리로 출발했다.
이번 사건은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라고 불리는 조류 충돌 사고의 일환으로, 대부분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에 발생하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고도 2000m 상공에서 대형 조류와 충돌하며 급히 회항했다. 승무원들은 즉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약 20분 만에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켰다.
사고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이 여객기는 에어버스 A321XLR 기종으로, 가격은 약 17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공항 측은 조류가 비행기의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경우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충돌 후 기체의 전면부와 기상 레이더를 보호하는 레이돔 부분이 크게 손상되었으며, 엔진 내부에는 새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되었다. 후안 고메스 마드리드 공항 관제사는 비행기의 앞부분이 가볍고 충격에 약한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충격은 덜했으나, 여전히 심각한 사고였음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조류 충돌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에는 108건이 발생했으나,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76건으로 감소했지만 이후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작년에는 152건으로 증가했다. 조류 서식지가 개발되면서 공항 근처의 조류들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이륙 직후와 착륙 전에 자주 발생하는 조류 충돌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항공기가 1만m 이상의 고도에서 비행할 때는 조류와 충돌이 드물지만,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의 고도에서는 충돌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900g인 청둥오리 한 마리와 이륙 중인 항공기가 충돌했을 경우의 즉각적인 충격은 약 4.8t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항공사와 관련 기관들이 조류 충돌 방지 방안과 함께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이번 사고는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조류 충돌에 대한 방지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사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