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중심이 되는 ‘팀코리아’가 24조 원 대 규모로 예정된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한국이 이루어내는 두 번째 원전 수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원전 업계는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이전의 아쉬운 경험들을 가진 업계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서 원전 산업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K-원전이 중동 시장에 이어 유럽 진출에도 성공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에 원전 관련 내용이 제외된 것은 최근 회복 중인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진짜 성장’이라는 경제정책 슬로건을 내세우며, 인공지능(AI), 잠재성장률, 국력 강화를 위한 ‘3·3·5’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다양한 경제 및 산업 정책이 제시되었음에도 원전 산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업계 내부의 반응이 부정적이다.
에너지 정책 부문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과 ‘탄소 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새로운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무색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정위의 정책 방향은 사실상 정부의 정책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원전 업계의 미래 수익원으로 여겨지는 SMEs(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언급조차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부의 정책에 ‘원전’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었는지 여부는 상징적 의미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재생에너지 확산을 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하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기조는 관계 업계에 원전의 중요성을 간과하도록 만드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계는 현재 다시 ‘원전 르네상스’ 시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K-원전도 중요한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한국 기술로 처음 해외에 수출 성공을 이룬 중동 바라카 원전이나 최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 등은 K-원전의 기세를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원자력 산업은 점점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산업협회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이후 국내 원자력산업의 매출과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고 나타났다. 새 정부의 영입 이후 원자력 산업의 매출은 약 3조8374억 원 증가했고, 원자력 발전량과 이용률도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중심의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수주에 성공한 만큼, 원전 업계는 이 기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