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신경과학교실 이지영 교수는 최근 진행된 한국 최초의 진행성핵상마비(PSP) 임상 시험인 GV1001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고하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PSP는 전 세계적으로 3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빠른 진행 속도를 보이며 진단이 어렵고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임상 시험은 5개 대학병원에서 시행된 무작위배정 위약 대조 임상으로, 두 가지 용량으로 설계되었다. 결과적으로 위약군은 기존 자연 경과뿐만 아니라, 투약군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특히 한 치료 용량에서 고르게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고, 다른 용량에서는 효과가 이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Neuro2024 학회에서 많은 연구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이지영 교수는 GV1001이 전통적인 안티타우 타깃 치료제들과는 기전 측면에서 다름을 강조했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복잡한 병리 메커니즘을 고려했을 때, GV1001은 세포 생존을 유도하는 여러 신호를 제공했으며, 동물 모델에서 운동기능 향상과 타우 응집 감소의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PSP 치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또한 2a 임상시험 결과가 고무적이며, 현재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단계로는 다양한 조건에서 치료 용량을 고려한 2b 단계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PSP가 희귀질환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스트 트랙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으며, 치료의 최적 투여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환자 가족들의 간절한 요청으로 시작된 이 연구가 한국의 의료진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며, 많은 환자들이 임상 프로토콜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에 큰 만족을 표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