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이차전지 업종이 한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예상 외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주가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상반된 전략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이달 15.8% 상승하며 코스피의 상승률(4.0%)을 크게 초과했다. 이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이차전지 관련 10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가 총액은 한 달 사이 32조 원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은 리튬 가격의 반등과 미국의 무역 규제 강화에 기인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형 리튬업체가 생산 중단을 선언하였고, 미국은 중국산 흑연에 대한 93.5%의 반덤핑 관세를 임시로 부과했다. 이로 인해 국내 소재 기업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주를 대거 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에 대한 총 순매수 규모는 각각 640억 원, 13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주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인버스 ETF를 215억 원어치 매수하였으며, 이는 분석과 대비되는 행동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9월 이후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리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어려운 만큼 주가는 조정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폐지로 인해 테슬라의 실적이 한동안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경고했으며,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이미 반영한 상태”라며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관점도 존재한다.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ESS는 전기차보다 더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고 있으며, 제품 단가도 2배가량 높다”며,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새로운 반등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