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베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녹스첨단소재가 자회사 이녹스리튬에 대한 추가 자금 유치에 나섰으며, 예상되는 총 투자 규모는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녹스첨단소재는 이녹스리튬의 지분을 최소 25% 이상 보유하는 범위 내에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KB자산운용 등의 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6년 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 회수에 있어 4년 후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로 수익 안정성 또한 고려되고 있다.
최근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이녹스첨단소재가 FI들의 요구에 따라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여러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조만간 투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녹스리튬은 최근 설립된 리튬 생산 자회사로, 이차전지 양극재의 주요 원료인 하이니켈의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차전지 캐즘으로 인해 초기 자금 유치에서는 여러 투자자들이 주저했으나, 최근에는 시장 회복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배당에 참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한쪽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이 나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98.4GWh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그룹 역시 이차전지 캐즘의 영향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포스코퓨처엠이 추진 중인 1조1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525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에도 각각 3280억 원 및 69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차전지 캐즘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며 이차전지 소재 시장 선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존재한다”라며, “이녹스리튬은 모회사 지원이 확고한 만큼 하방 안정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투자 결정들은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의 회복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