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검찰이 보스니아 전쟁 기간 동안 일부 서방 국가의 부유층이 민간인을 타겟으로 사냥을 즐기기 위해 자금을 지불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1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된 사라예보 포위전과 관련이 있으며, 이 시기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이어진 충돌로 1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법적 조치의 발단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는 작가 에지오 가바제니가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제기한 고발장에서 시작되었다. 가바제니는 1990년대의 이탈리아 언론 보도를 통해 이와 관련된 사건을 처음 접했으며, 2022년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통해 피해자와 관련 자료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게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사냥 관광객’들은 세르비아계 보스니아군 병사들에게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사라예보 시민을 향해 총을 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가바제니는 많은 이탈리아인,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 등 여러 국가의 부유층이 시민 사격에 대가를 지불했다고 전하며, 이들의 동기가 정치적이나 종교적이지 않고 단순히 재미와 개인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전쟁의 끔찍한 양상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전쟁 중에도 즐거움을 추구한 일부 부유층의 도덕적 관념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사냥 관광의 행태는 전쟁의 고통과 피해를 가볍게 여기고 자금을 통해 죄없이 살해당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비극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위로 비난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전쟁 범죄와 민간인 사격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관련된 인물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사건을 통해 끔찍한 전쟁의 여파와 민간인의 고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과거를 회고하는 기회를 가지길 희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