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한 관광 가이드가 폭염 속에서 단체 투어를 진행하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56세의 조반나 마리아 짐마리노는 19일 오후 6시경에 관광객들을 안내하던 중 갑작스럽게 쓰러졌으며, 현장에 있던 관광객과 응급 구조대의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사망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최근 세계관광가이드연맹이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발표한 지 몇 주만에 일어난 일로, 가이드와 관광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짐마리노의 사망에 대해 애도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탈리아 공인투어가이드협회(AGTA)는 가이드의 업무가 신체에 미치는 부담을 강조하며 콜로세움의 개장 시간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콜로세움은 3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운영되며,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 15분까지 개방된다. AGTA는 이러한 운영 시간이 폭염 속에서 가이드와 관광객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여름철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15분까지 개장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여름은 보통 30도를 넘는 기온으로, 투어 가이드들은 이 시기에 지속적인 고온에 노출되면서 심각한 건강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협회는 기후 변화 문제를 지적하며, 이러한 폭염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가이드들이 낮은 임금과 경제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를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많은 가이드들이 안전하고 덜 힘든 직업으로 이직하고 있다는 점은 관광 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로마의 투어 가이드 300명을 대표하는 프란체스카 두이미치는 여름철 고온 속에서 탈수로 인해 종종 관광객들이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탈리아 문화부는 관광과 관련된 안전 대책과 역사적 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름철 관광 시즌에 대비하여 보다 안전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개장 시간 조정 외에도 관광업계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관광객과 가이드 모두의 건강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역사적 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