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확산에 따른 회사채 신용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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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한 신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에 대한 불안감이 채권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과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데이터에 의하면 이들 하이퍼스케일러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최근 몇 주 간 0.78%포인트로 상승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9월의 0.5%포인트와 비교했을 때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스프레드 확대는 기술기업들이 채권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브리지 쿠라나 웰링턴 매지니먼트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약 2주 간 대형 기술기업조차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시장에 손을 내밀어야 할 만큼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메타는 57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알파벳은 250억 달러, 오라클은 18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내놓았다. 이들 기업은 올해 데이터센터에 3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4000억 달러 이상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JP모건은 AI 인프라 구축에 5조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개 자본시장은 물론 사모 신용, 대체 자본 및 정부 참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메타는 지난달 루이지애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의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핌코, 블루아울캐피털 등과 270억 달러 규모의 사모채권 거래를 체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I 시장의 선점 및 확장을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 이들 기업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오라클의 회사채는 특히 최근 몇 달 간 큰 타격을 입었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오픈AI에 임대하기로 한 계약을 기반으로 18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FT가 분석한 지수는 9월 중순 이후 약 5% 하락했다. 이는 미국의 우량 기술기업 채권을 추적하는 ICE 데이터서비스 지수의 1% 하락과 비교할 때 훨씬 큰 낙폭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오라클이 자금 조달을 위해 소수의 AI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신용 리스크를 지적했다. 이는 동시에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과잉 설비와 수익성 저하, 그리고 에너지 수요 급증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채권 발행 이후 가격 하락은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며, 시장 내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을 건강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술기업들이 채권 시장에서의 신용 리스크로 인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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