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최근 국회의원 특혜 반대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관이 장갑차로 오토바이 배달 기사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발생했으며, 이후 경찰 내부에서 직무상 윤리 위반으로 판단된 현직 경찰관 코스마스 카유 가에는 불명예 해임 조치를 받았다. 그는 이 사고로 숨진 21세 배달기사 아판 쿠르니아완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 7명 중 한 명이었다.
현지 경찰의 대변인은 사건이 발생한 당시 경찰관의 대응이 비전문적이라 비난을 받을 만한 행동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해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관련된 나머지 경찰관 6명에 대한 징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는 차량공유 플랫폼 소속 오토바이 기사로, 해당 사고의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어 국민의 분노를 더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됐고, 방화와 충돌 사건이 발생하는 등으로 지금까지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실종되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국회의원 580명이 한 달당 5000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지원받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짐에 따라 촉발되었다. 이는 자카르타의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국가의 부패를 쓸어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거리로 나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며, 여성단체와 학생단체 또한 시위에 참여해 경찰의 폭력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도 인도네시아 시민들과의 연대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말레이시아와 한국 등지의 시민들이 ‘고젝’과 ‘그랩’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배달기사들에게 음식을 주문하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배달 기사가 직접 가져가거나 가족에게 나눠 달라”는 메시지가 함께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징적인 지지는 시민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시위 당시 여성 참가자의 히잡 색인 분홍색과 숨진 배달기사가 입었던 초록색으로 변경하여 적극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회는 이제 논란이 된 주택수당과 같은 의원 특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방화 및 약탈 행위에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기업과 학교가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에서 정상 운영으로 돌아가고는 있지만, 거리에서의 시위와 불만 표출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뚜렷한 연대의식을 가지며 이번 사건의 여파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향후 정치적 변화로 이어질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민중의 요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명확해지고, 앞으로 정부와의 대화가 어떻게 펼쳐질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