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들이 매달 430만원에 가까운 주택 수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수도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과도한 수당을 즉각 폐지하라”며 집회에 참여했고, 이로 인해 자카르타 시내는 혼잡을 겪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각각 매달 5000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받으면서 시작되었고, 월급과 합치면 한 의원의 월 총 소득이 1억 루피아(약 850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의 20배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특혜가 밝혀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시위를 시작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긴축 정책과 맞물려 교육, 복지, 공공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수당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정부는 306조7000억 루피아(약 190억 달러)를 우선 사업에 투입하기 위해 부처 예산을 삭감하고, 사회 기반 시설 취소, 장학금 중단 및 청사 에어컨 사용 제한 등의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날 시위는 자카르타 남부 스나얀에 위치한 국회 의사당 근처에서 발생했으며, 수천 명의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참가자들은 경찰과 충돌하며 돌과 유리병 등을 던지고 일부는 일본 만화 ‘원피스’의 해적 깃발을 들고 나와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과 군인 1200명이 배치되었고, 국회 진입을 막기 위한 최루탄이 발사됐다. 이로 인해 자카르타 시내 교통은 심각하게 마비되었다.
지난 시위와 경찰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부상자 수에 대한 경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폭력행위에 가담한 학생을 포함해 15명을 체포하였으며, CCTV 영상 및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추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단순한 불만 표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개혁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회 미디어에서는 ‘#IndonesiaGelap'(암울한 인도네시아)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경제적 불안정과 기회 부족에 대한 젊은 층의 분노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국회 수당 문제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확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