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시도아르조 지역에 위치한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가 지난 4일 붕괴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54명으로 증가했다. 현지 경찰은 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무허가 증축을 지목하고 있으며, 조사에 나선 상태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잔해 속에서 54구의 시신을 수습하고, 12명 이상의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초기 구조 작업에서 5명이 구조되었으나,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72시간의 크리티컬 타임 이후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중장비를 이용해 구조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합의했다. 동시에, 국가재난관리청은 열화상 장비로 생존자 흔적이 더 이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부디 이라완 재난관리청 부청장은 이번 사고가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사건이라고 언급하며, 사망자와 실종자는 대부분 10대 남학생들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기숙학교 측은 기존의 2층 건물 위에 무허가로 2개 층을 추가 건축하였고, 이로 인해 구조적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된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예산이 확보될 때마다 건물에 추가 증축을 하는 비공식 관행이 흔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건물 붕괴 사고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종교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전역에는 약 4만2000여 개의 이슬람 기숙학교인 ‘페산트렌’이 존재하지만, 이 중 합법적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곳은 단 50여 곳에 불과하다. 아직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가 건축 허가를 받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숙학교는 지역 내에서 존경받는 이슬람 성직자 압두스 살람 무지브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 성직자와 관련된 형사 사건은 매우 민감한 이슈로 간주된다. 나낭 아비안토 동부자바 경찰청장은 이 사건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건설 전문가 팀의 조언도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사고는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정부는 기숙학교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무허가 건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