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혼외 성관계와 혼전 동거를 범죄로 명시하고, 국가와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담은 새로운 형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국내외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운 형법은 2022년 제정된 개정안으로, 2024년 1월 2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이번 개정 법안에 따르면 혼외 성관계를 적발당할 경우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6개월의 형벌이 부과될 수 있으며, 이 조항은 피해자의 배우자나 부모, 자녀가 고소해야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는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보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형법에는 정치 및 이념과 관련된 처벌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현직 대통령이나 국가기관을 모욕할 경우 최대 징역 3년, 그리고 공산주의 및 인도네시아 국가의 이념에 반하는 사상을 유포했을 경우 최대 징역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러한 조항은 이슬람 율법에 한층 가까운 법적 태도로 해석되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해 왔다.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이 인도네시아의 법률 및 문화적 규범을 반영한 것이라며, 비록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지만 자국 법률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법이 남용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통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법 시행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이 혼외 성관계나 혼전 동거로 처벌받을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하리야디 수캄다니 인도네시아 관광협회 회장은 친고죄로 규정된 만큼 관광 업계의 우려는 다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 및 국가 모욕에 관한 처벌 조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 법률 전문가 아스피나와티는 무관심한 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조항이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자의적 집행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속적 무슬림 국가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이슬람주의 세력이 사회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법안이 채택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마트라 서부 아체주에서는 지난해에도 혼외 성관계가 적발된 남녀에게 공개 태형을 가한 사건이 있었던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법의 시행은 사회적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