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최전선에 있는 기술 및 스타트업 생태계가, AI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CNBC의 “Inside India” 뉴스레터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4-5년 내에 자국형 AI 모델 ‘DeepSeek’를 개발하기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발빠른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도는 미국 및 중국의 선두 주자들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가 변화의 물결에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도의 상업부 장관 피유시 고얄은 지난해 10월 인도가 2년 이내에 최초의 반도체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특정 국가의 기술 수출 제한으로부터 영향을 제한할 수 있는 중요한 변화로 여겨진다. 특히, 미 국무부가 고급 그래픽 프로세서의 수출 제한을 강화함에 따라, 인도의 자국 반도체 제조 능력 강화를 통한 자립이 더욱 중요해졌다.
신뢰할 만한 마켓플레이스인 Snapdeal의 공동창립자이자 벤처 캐피탈 업체인 Titan Capital의 공동 창립자인 쿠날 바흘에 따르면, 인도는 방대한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DeepSeek와 같은 AI 모델의 개발에 있어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Reliance Industries는 CEO 무케시 암바니가 세계 최대의 데이터 센터를 인도 구자라트에서 건설 중이며, 이밖에 Nvidi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연구 개발에 힘쓰는 등 인도의 기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이다.
한편, 전문가는 AI 혁신이 Reliance와 Tata와 같은 대기업에서 비롯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업계 특화된 다중 모달 거대 언어 모델(LLM)을 구축하고 있으며, 인도의 기술 생태계를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OpenAI의 창립자이자 CEO인 샘 앨트먼은 최근 인도를 방문하여 IT 장관과 AI 기술 협력을 논의했고, 인도가 OpenAI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인도가 본국 기술을 투자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Bernstein의 인도 연구 책임자 베누고팔 가레는 인도가 지난 수년간 국내 기술 개발에 우선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AI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비판은 역시 중국과 비교되며, 중국이 기술 대기업에 맞서는 시장 경쟁을 선도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의 경우 외국 기술 의존이 커 이 같은 환경에서 경쟁력을 더욱 잃어갈 수 있다.
인도가 AI 생태계에서 가져야 할 역할을 정의하지 못하면, 향후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구체적인 위험성도 존재한다. 기술 분야의 고용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서의 AI 도입이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인도는 AI 혁신의 기회를 잡기 위해 반드시 자국의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전자 제조 정책을 승인하여 22,919억 루피(267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자립적인 전자 제조 산업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인도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