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인수 시 주로 활용되는 인수금융과 해당 대출을 다른 대출로 전환하는 리파이낸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2~3년 전과 비교해 현재 대출금리가 낮아져 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의 클래시스 리파이낸싱(9,000억원 규모)과 어피니티의 잡코리아 리파이낸싱(6,850억원 규모) 등이 현재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리파이낸싱이란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적용되는 금리는 보통 은행채 5년물 금리에 220~240bp(2.2~2.4% 포인트)를 더해 결정된다.
최근 은행채 5년물 금리가 2.8%대까지 하락하며, 주관사 선정 경쟁이 치열해져 가산금리가 최저 수준인 220bp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리파이낸싱이 약 5% 초반의 금리로 가능해졌다. 이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과거에 비해 상당한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EQT파트너스가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SK쉴더스 리파이낸싱을 5%대 초반 금리로 진행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리파이낸싱을 통해 SK쉴더스가 매년 약 350~500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금리는 7%대 수준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리파이낸싱과 인수금융이 5%대 초반에 이루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더 많은 리파이낸싱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1~2년 전과 대비된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MBK가 메디트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할 당시나, 글랜우드PE가 SK피유코어를 인수할 때에는 약 7%대의 금리를 적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IMM PE가 하나투어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할 때도 6%대 금리가 적용됐다.
리파이낸싱 외에도 인수금융도 최근 5%대 초반 금리를 기반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KKR은 최근 화장품 용기업체 삼화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약 2,300억원의 인수금융을 5%대 초반 금리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베인캐피탈 역시 9,100억원에 HS효성 스틸코드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여러 은행과 증권사로부터 5%대 초반 금리로 인수금융 제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에서는 금리가 더욱 낮아질 경우 새로운 기업 인수 및 기존 피인수기업에 대한 리파이낸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자본 조달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