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검찰이 일론 머스크와의 연결을 내세운 로맨스 코인 사기단을 적발하고, 이들 조직원 13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약 19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울동부지검은 13명 중 11명을 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1년간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활동하며, 메신저 앱을 통해 부유한 여성으로 위장한 프로필을 운영했다. 피해자들에게는 ‘머스크와 함께 일하는 친척을 통해 유망한 SpaceX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가짜 모바일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앱은 수익을 조작해 보여주며 신뢰를 구축했으나, 실제로는 자금을 조직원 개인 지갑으로 송금하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조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정교한 시나리오와 스크립트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투자 유도 전에는 미리 믿음을 조성한 뒤 급속히 수익을 보여주어 추가 자금을 유도했다. 이들은 또한 범행이 발각될 시를 대비해 거짓 진술을 연습한 정황도 드러났다. 내부 채팅 기록 분석 결과, 일부는 감금 및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담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범죄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과 경찰, 출입국 당국은 8개월간의 합동 수사 끝에 조직 내 한국인 20명을 식별했으며, 상담사와 관리자 등 주요 인물들을 단계적으로 구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7명은 해외에 도피 중이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로맨스 스캠으로 불리는 사기 방식의 대표적인 예로, 감정적인 연대감을 조성한 후 투자 신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기는 특히 비전문 투자자와 중장년층을 주요 타겟으로 한다.
보안업체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른바 ‘피그 버처링’이라는 사기 기법이 2024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20만 건 발생했으며, 피해 금액은 5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법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 심리를 견주해 작동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암호화폐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중요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모든 낯선 메시지는 공격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금 이전이나 앱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이나 보안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