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는 “최근 몇 달 간 중국에서는 머스크가 새로운 키신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과 글로벌화 센터의 왕 후이야오 소장은 “한 명의 사업가,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키신저가 이룬 만큼의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와의 관계가 그가 미국의 대중 정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켜왔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주요 캠페인 기부자 중 한 명으로, 백악관에서의 임명직이나 자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머스크의 중국 내 사업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2018년 중국에 첫 외국 완전 소유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세운 이후, 중국 고위 관리들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를 더욱 다져왔다. 기존에 헨리 키신저가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의 길을 닦았던 것처럼, 머스크 역시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머스크 한 사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왕 후이야오는 머스크, 애플의 팀 쿡, 블랙스톤 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과 같은 상징적인 사업가들이 함께 활동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키신저 그룹”처럼 적어도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롱뷰 글로벌의 듀어드릭 맥닐은 머스크가 현대의 키신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로 자사 주주를 위한 사업가이기 때문에 국가의 이익보다 개인의 비즈니스 이익에 의존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맥닐은 “머스크가 몇몇 기회를 열어줄 수는 있겠지만, 확고한 외교적 접근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새로 취임을 고려하고 있는 정책 중 일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전방위적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긴장감을 우려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 인상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미국-중국 간의 복잡한 외교 환경 속에서 머스크가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래의 정치적 상황과 그의 행보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머스크가 실제적인 외교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수준 높은 외교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