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암호화폐 시장이 지난 1년 동안 120%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XRP가 일본 엔화 기반 거래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온체인 거래 규모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전년 대비 120% 성장해 인도네시아의 103%, 한국의 100%, 인도의 99%, 베트남의 55%를 모두 초과하는 수치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일본이 APAC 주요 시장 중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XRP의 압도적 존재감이다. 조사 기간 동안 엔화 기반 암호화폐 거래에서 XRP의 거래액은 217억 달러에 달하며, 비트코인 96억 달러와 이더리움 40억 달러를 큰 차이로 초월했다. 이는 일본 내 거래 우위 종목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렇게 한쪽으로 쏠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리플(Ripple)과 SBI홀딩스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있으며, 불확실한 암호화폐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XRP의 실물 활용 가능성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 시장의 급성장 뒤에는 규제 변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를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는 제도 개선과 과세 체계 개정 계획, 그리고 첫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라이선스 허가 등 여러 중요한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제한되어 XRP, 비트코인, 이더리움 위주로 시장이 집중됐으나,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USDC, JPY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안착 여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일본은 오랜 정체를 깨고 XRP 중심의 시장 독주와 제도 개선이라는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XRP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다양한 자산군과 스테이블코인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일본은 규제 변화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혁신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변화들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