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 외국인 혐오 메시지 발견…말레이시아 교사 피해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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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에서 말레이시아 출신 주민의 집과 차량에 부착된 외국인 혐오 메시지가 발견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인 A씨는 SNS를 통해 해당 사진과 자신의 심경을 공유하며 일본 사회 내에서의 외국인 혐오 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A씨는 11일 퇴근 후 집에 돌아갔을 때 정체불명의 쪽지가 현관문과 차량에 붙어 있던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요코하마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주자로, 해당 쪽지에는 “일본은 이민자를 원하지 않는다”, “일본인의 세금은 외국인에게 쓰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영어로 “Go back to your country(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적혀 있었다. 발신자는 ‘요코하마시 보수파’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는 집 앞과 차량에 “이민 STOP”, “일본을 무너뜨리는 이민 정책 반대”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

A씨는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해당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일본을 침략하거나 해를 끼치려는 생각이 없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기여하며 살아가고 싶을 뿐”이라며 외국인을 일괄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사건은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반향을 일으키며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사용자는 “이런 행동은 보수가 아닌 단순한 혐오일 뿐이며, 대부분의 일본인은 이런 생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A씨를 지지했다. 반면, 쪽지의 일본어 표현이 어색하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작성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관광객의 급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는 “한국인·중국인 손님 출입 금지”라는 공지를 SNS에 올려 더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일본 헌법은 특정 손님을 언어적인 이유로 제한할 수 있지만, 국적이나 인종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9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26만 명을 초과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중국인이 78만 명, 한국인이 67만 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들어 9월까지 누적 방일객 수는 3165만 500명으로, 역사상 최단기간 내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사건은 일본 사회 내 외국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와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혐오 메시지를 통해 나타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화와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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