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4일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자민당의 첫 여성 총재로 선출됐다. 이로 인해 약 열흘 뒤 예정된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를 기록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 후보는 1차 투표에서도 183표를 얻어 선두를 차지했으며,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64표로 뒤를 이었다. 지난 9월 총재 선거에서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 패배한 바 있는 다카이치는 이번 선거에서 1차 투표의 기세를 결선 투표까지 이어가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하였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 295명이 1표씩 행사한 1차 투표와, 당원 및 당우의 표를 합쳐 총 295표로 산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결선 투표는 의원표와 지역표를 합산하여 결정되었으며, 다카이치 총재는 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지원을 받은 그의 선거 전략은 다수의 보수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강화됐다.
현재 일본 국회의 정치 지형은 여소야대 구도로, 제1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자민당 총재의 자리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는 보수적 색채를 다소 희석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했던 정책의 계승 의사를 명확히 표현함으로써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자신의 주요 지지층을 감안하여 국정을 운영할 것임을 시사한다.
다카이치 총재는 또한 역사적 논란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온 경력을 지니고 있어, 한일 관계에도 잠재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그가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의 외교 접근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카이치 사나에의 자민당 총재 선출은 일본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으며,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정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