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와테현의 한 온천에서 프로레슬링 심판으로 활동해온 사사자키 가쓰미(60)가 야생 곰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16일 오전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의 한 온천 리조트 내 노천탕 인근에서 발생하였으며, 사고 직전 가쓰미 씨는 노천탕 청소 업무를 맡고 있었다.
오전 10시경 가쓰미 씨와의 연락이 두절되자, 숙박시설 측에서 이를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 이후 현장 주변에서 그의 안경, 슬리퍼, 청소 도구 등이 흩어진 채 발견되었고, 울타리 주변에는 혈흔과 함께 곰의 털로 보이는 잔해가 다수 확인되며 곰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현지 경찰과 자치 단체, 지역 사냥꾼 협회는 총 30여 명의 수색대를 구성하였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수색작업은 불과 30분 만에 중단되었다. 다음 날인 17일 오전, 수색이 재개되었고, 노천탕에서 북서쪽으로 약 50미터 떨어진 숲속에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곰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는 상태이다.
이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몸길이 약 1.5미터에 달하는 수컷 반달가슴곰이 사살되었으며, 앞서 이달 초에도 같은 지역에서 곰의 습격으로 한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동일한 곰에 의한 연쇄 공격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지역에서 곰으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곰이 인간을 먹잇감으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사자키 가쓰미는 1989년 여성 프로레슬링 심판으로 데뷔하여, 전일본 여자 프로레슬링, ZERO1, 토치기 프로레슬링, 마리골드 등 다양한 단체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인물이다. ‘카쓰미 타이거’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심판 외에도 선수단의 차량 운전 등 다수의 업무를 소화해왔다. 은퇴 후 가족과 함께 기타카미시로 이주하여 해당 온천에서 종사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곰에 의해 사망한 사고가 7건 발생하였으며,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이로 인해 일본 정부는 최근 곰 출몰이 잦은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판단만으로도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단행하고, 도시 내 엽총 사용을 일부 허용하는 등 강력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대두되면서 일본 사회는 야생 곰과의 공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