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최근 국내 1·2위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인수하며 자동차 유통산업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인수로 어피니티는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렌터카 업계의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하게 되었다. 어피니티는 단순히 렌터카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 유통 시장에 구독 모델과 온라인 판매 시스템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인수 후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한 자금으로 약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렌터카 산업의 약정기간과 위약금 문제를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 차량 대여의 평균 약정 기간은 4년으로, 중도 해지 시 소비자에게 높은 위약금이 부과되는 구조이다. 하지만 어피니티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여 약정 기간을 단축시키고 위약금 부담을 덜어 소비자들이 1~2년에 한 번씩 차량을 구독할 수 있는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구독 모델은 특히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사회초년생이 경제적 여건에 따라 차량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 초년생이 아반떼를 월 20만원에 렌트하다가,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그렌저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자동차 소유 개념을 변화시키고, 차량 구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또한, 어피니티가 이 같은 구독 모델을 확산시키면,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어 소비자 맞춤형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다. 렌트카 수요 증가에 따라 렌트 후 중고차 시장도 커질 것이며 이에 따른 필요 소비층도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렌터카업계는 자동차 제조사의 통제 아래 온라인 판매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피니티가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판매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자동차 유통 시장은 전통 제조사 중심의 고착화된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어피니티의 전략이 성공할 경우 자동차 유통업계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적절한 기술력과 시장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사모펀드가 더 이상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피니티의 목표는 단순히 재무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 유통 구조 전반에 걸친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의 니즈에 맞춘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