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 보험사들의 적자가 6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손실로 기록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 요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지난 4년간 차량 보험료가 낮아지면서 손해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데이터에 따르면, 9개 손해보험사 중 5개사가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되었으며, 그 중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반기 137억원의 흑자에서 75억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한화손해보험은 손실 폭이 10억원에서 97억원으로 확대되었고, 롯데손해보험 역시 1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적자에 직면했다. 특히 흥국화재와 하나손해보험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 대비 지출액 비율이 100%를 초과해 적자 상태로 전락했다.
대형 보험사들인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아직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순이익이 50% 이상 급감하며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들 4사의 자동차 보험 순이익은 4292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감소하였다. 전체 보험사들의 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의 지속 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기후 변화에 따른 손해와 보험료 인하 압력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이번 해에는 극심한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이 이어져 침수 차량 수가 급증하고, 과도한 의료비 청구로 인해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면서 위험이 더욱 증대되었다.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은 연말에 성수기를 맞이하며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보험사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는 매년 1~2% 감소했지만, 이러한 가격 변화가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고 있는 기미가 보인다. 이와 같은 국제적 흐름을 감안할 때, 해외에서는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을 반영하여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보험료가 작년 16.5%에 이어 올해 7.5% 인상되었고, 일본의 주요 4대 보험사 역시 올해 3.5~5%를 인상했다.
결론적으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자동차 보험 운영을 위해 적정한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