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가 최근 자사의 새로운 차량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며 ‘타입 00’이라는 이름의 완전 전기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타입 제로 제로’라고 발음되며 간결하면서도 다소 과장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박스형의 차체에 슬림한 조명과 대형 휠을 갖춘 이 차량은 현재 재규어의 스포티한 차량 및 SUV와는 확연히 다른 비주얼 변화를 보여준다.
재규어는 올해부터 몇 년에 걸쳐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다수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 컨셉트카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4도어 GT 차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차량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30마일을 주행할 수 있으며, 급속 충전 시 15분 만에 최대 200마일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컨셉트카의 공개는 재규어의 ‘Copy Nothing’이라는 재브랜딩 캠페인과 함께 진행되었다. 이 캠페인을 위해 제작된 30초 분량의 영상은 여러 인종과 성별을 가진 모델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색감이 풍부한 풍경 속에서 포즈를 취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재규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재규어의 상징인 재규어 로고가 삭제된 것과 관련해 ‘각종 비판을 받고, ‘우파’라는 댓글들이 달리는 등 온라인에서는 논쟁이 일었다.
재규어의 마케팅 책임자인 로든 글로버는 이와 관련하여 “브랜드 재출범은 대담하고 창의적인 재구성으로, 주목과 논란을 일으킨 것은 예상된 일”이라고 방어했다. 최근 재규어는 2026년까지 전기 전용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로 영국 내에서 모든 신차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자동차 업계의 광범위한 전환으로, 여러 제조사들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예상보다 느린 채택 속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버는 또 “우리는 완전히 다른 가격대에서 브랜드를 재편성해야 하며, 기존의 자동차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며, 해당 마케팅 영상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혐오와 비판의 수위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재규어는 과거 모델들을 계속해서 사랑받던 브랜드로 만드는 동시에, 새로운 전기차 시대에 적합한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