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독 한국인 작곡가 박영희 씨가 독일 정부로부터 ‘공로십자훈장 1급’을 수훈하게 된다. 주독일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박영희 작곡가는 오는 29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이 훈장을 수여받는다. 이날 수훈식은 박 작곡가가 거주하는 브레멘시에서 개최되며, 보벨슐테 브레멘 시장이 훈장을 대신 수여할 예정이다.
박영희 작곡가는 1945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작곡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독일 학술교류처(DAAD)의 장학생으로 유학하여 브레멘 국립예술대학의 작곡과 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녀는 유럽 현대음악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며, 독일어권 최초의 여성 작곡가 교수로서의 경력 또한 주목받고 있다.
그녀는 과거 2015년에 유럽교회음악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는 베를린 예술대상 음악 부문을 수상하여 베를린 예술대상 최초의 동양인 수상자이자 음악 부문 최초의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더불어, 2022년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독일음악위원회의 명예회원에 위촉되었고, 여성 작곡가로서는 최초로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로부터 작품을 위촉받는 큰 성과를 이루었다.
올해 개최된 베를린 무직페스트에서는 박영희 작곡가의 80주년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부산 시립교향악단의 초청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폐막 공연에서 그녀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또한 여름 정기연주회에서 막달라 마리아의 슬픔을 담은 작품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를 소개하며 그녀의 음악을 알렸다.
독일 연방정부는 이번 수훈의 이유로 박영희 작곡가가 현대음악의 발전에 기여하고 양국 간의 문화적 소통을 위해 노력한 점을 크게 평가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다른 한국인 음악가들, 예를 들어 1988년에 ‘대공로십자훈장’을 수훈한 윤이상과 2019년 ‘공로십자훈장’을 수훈한 차범근 감독 등과 함께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박영희 작곡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청중들이 좋은 느낌을 가지고 들어주고 성원해주신 데 감사를 드린다”라고 전했다. 임상범 주독일 대사는 이번 수상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인들의 위상이 커졌음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케이팝뿐만 아니라 현대 음악 분야에서도 한국의 영향력이 확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