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신마비 상태의 아내를 속이고, 집을 팔아 2억원을 챙겨 도주한 남편이 징역 10개월의 형을 선고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장쑤성 출신 여성 린씨와 그의 남편 창씨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다.
린씨는 과거 여행가이드로 일했던 여성으로, 결혼 4년째이던 2017년 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 증세를 겪었다. 이후 그녀는 희귀한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전신이 마비되어 휠체어에 의존하게 됐다. 아내의 상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남편 창씨는 “생활비에 보태자”는 명목으로 린씨를 설득해 부부의 집을 팔게 했다. 이 집의 가치는 약 100만 위안, 한화로는 약 2억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창씨는 돈을 챙긴 뒤 아내를 남겨두고 종적을 감추었다.
린씨는 남편의 배신에 충격을 받아 난징 법원에 고소했고, 창씨는 5년간 도피 끝에 2022년 말에 체포되었다. 법원은 2023년 3월 그에게 유기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하였다. 린씨는 남편의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느껴, “남편이 책임을 다하기보다는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것을 택했다”며 이혼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이 요청을 승인했고, 지방 검찰청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린씨에게 6만5000위안, 즉 약 1200만원의 사법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사건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평생 마비된 아내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데 10개월 형은 너무 가볍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집이 결혼 전 남편 명의로 되어 있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라는 반론도 제기되었다.
한국 사회에도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창씨의 사례처럼 투병 중인 배우자를 유기하는 상황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후이성에서 결혼 두 달 만에 말기암에 걸린 아내를 버리고 사라진 남성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부부 간의 의무와 책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며, 특히 병이나 장애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배반은 더욱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