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98세 가미카제 특공대원인 토리야 쿠니타케씨는 출격 직전 “죽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긴 전우를 회상하며 전쟁의 참상에 대한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생존자로서 전우들에게 실례가 될까 걱정해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경험을 숨겨왔으나, 이제는 후세에 진실을 전하고자 마음을 굳혔다.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90세가 넘어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는 동기생과의 갈등을 비롯해 여러 이유로 지연되었다.
토리야씨는 16세에 다치아라이 육군비행학교에 입교하여 소년 비행병으로 훈련받았다. 1945년 봄에는 특공대 ‘제453 신무대’에 편입되지만, 출격 명령을 기다리던 중 일본의 패전으로 전쟁이 끝났다. 이후에는 1년 7개월간 시베리아에서 억류된 경험이 있다. 그가 가까웠던 동기는 출격 명령을 받았을 때 “죽고 싶지 않다”는 심정을 여러 번 표현했으며, 폭탄을 안고 출격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는 오키나와 인근에서 전사하게 된다.
토리야씨는 “모두가 자원해 목숨을 바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자신이 전우들을 대신하여 증언하는 이유를 밝혔다. 국방을 위해 자신의 죽음을 바치는 정신은 외부에서 잘 포장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많은 병사가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다는 사실을 후세에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또한 특공대원 간의 갈등을 언급하며, “내가 감히 그들의 고통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오랜 세월 동안 증언을 미뤄왔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그는 “특공에는 겉과 속이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전쟁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유서를 작성할 때 “나라를 지키겠다”는 형식적인 문구 뒤에는 실제로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숨겨져 있었음을 고백하며, 전쟁의 비극이 개인의 인생에 미친 영향을 알리고자 한다.
그는 전쟁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이며, 그 안에는 부모와 형제가 존재한다. 형식적인 신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후대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고 서로의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의 증언에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