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의 명칭을 ‘전쟁부’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미국 국방부 내부에서 큰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여러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 결정에 대해 심한 짜증과 좌절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직 관계자는 “이름을 바꾸는 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전략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현직 관계자는 “이로 인해 많은 골치 아픈 문제와 불편이 발생할 것이며, 많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번 명칭 변경을 통해 국내 통치자들의 정치적 요구에 응답하고자 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혼란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 의하면, 국방부는 미국 내 50개 주와 해외 40개국의 70만 개 이상의 군 시설에서 국방부 문장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위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재킷, 군부대 내 편지지, 국방부 청사에서 판매되는 기념품 등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널 상원 예산 감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이 물가 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군대가 실제 전쟁을 예방하고 승리하도록 충분히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샤힌 상원의원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군의 준비 태세에 집중해야 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명칭 변경이 국내의 다른 문제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국방부는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지시로 현재의 ‘국방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정부 부처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지만, 백악관은 이를 우회하는 방식을 택해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부 장관’으로 자신을 지칭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는 ‘국방부’라는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어 표시하고 있어, 이번 명칭 변경이 실제로 어떻게 이행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