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비극을 도박으로 삼는 플랫폼, 폴리마켓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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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에 대한 내기를 제공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예측 종목들이 급증하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군인과 민간인들의 상황을 도박의 소재로 삼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예측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크게 성장하였지만, 비윤리적인 상품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폴리마켓에는 약 100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예측 종목이 등록되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라이만 지역을 점령할까?’ 또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를 탈환할까?’와 같은 구체적인 전투 경과에 관한 예측이 포함된다. 이러한 내기 종목에 걸린 판돈은 지난 한 달 동안 약 96만8000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투로 인한 인명 피해와 고통을 외면한 유흥의 일환으로 비판받고 있다.

폴리마켓은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예측 시장 플랫폼으로, 참가자들이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승패를 통해 보상을 받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한 참가자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걸어 80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전쟁과 재난과 같은 인명과 관련된 사건에서도 내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비춰진다.

더욱이, 결코 예외가 아닌 사건들은 과거에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방위군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침공 후에도 예측 종목들이 올라온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한 레딧 및 엑스(X)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람 생명으로 도박을 하다니,” “당신들은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다,” “도박 중독자들이 파산하길 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우크라이나의 매체 ‘키이우 포스트’ 또한 폴리마켓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분투를 수익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시장이 인간 고통을 기반으로 세워졌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자원봉사자들은 전투 지역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갱신하는 웹사이트 ‘딥스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예측 시장 참여자들이 이 정보를 도박에 활용한 사실이 확인되자, 딥스테이트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도주의적 사명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으며, 도박 업체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 기관인 ‘전쟁연구소(IWS)’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하며, 그들의 분석 지도가 도박에 이용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은 예측 시장의 도박상품이 인명과 행복에 대한 경시에서 비롯된 것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폴리마켓과 같은 플랫폼의 존재는 투자와 예측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고통을 수익화하는 불법적인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며,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윤리적인 시장 구조가 더 이상 고통을 기반으로 한 내기를 조장하지 않도록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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