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러시아의 드론 전쟁에서 교육용 컴퓨터인 라즈베리 파이가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에서 개발된 이 미니 컴퓨터는 본래 코딩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뛰어난 성능 덕분에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비롯한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GUR)은 러시아제 살상 드론 ‘게란-2’의 구성 부품 목록을 공개했다. 이 드론은 원래 이란에서 설계된 저비용 저속 드론으로, 현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습할 때 주로 활용되고 있다. GUR에 따르면, 게란-2의 핵심 부품은 중국에서 수입한 피스톤 엔진과 라즈베리 파이 4 단일 보드 컴퓨터(SBC)다. 라즈베리 파이는 드론의 목표 비행 지역을 조정하고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미니 컴퓨터는 2020년에 출시된 라즈베리 파이 4로 복잡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으며, 드론 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더 나아가, 라즈베리 파이는 해당 드론 모델 뿐만 아니라 진보된 드론 모델인 게란-5에서도 발견되며, 위성 통신망과 3G/4G 통신 기능까지 통합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즈베리 파이는 그 가성비 덕분에 군사적 맥락에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이 제품은 9만원에서 13만원 사이로 매우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교육 외에도 산업 및 연구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저렴한 가격은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해 최저 비용으로 드론을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합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GUR은 “원래는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자 기기가 그 반대의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이 공급망의 차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군용 악용 사례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 시에서는 쿠르바빈 자원이란 신임 시장이 취임식에서 라즈베리 파이를 포함한 드론 및 무기 관련 기기를 금지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는 이 미니 컴퓨터가 무선 통신망을 해킹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결국, 라즈베리 파이는 교육의 도구에서 전쟁의 무기로 변모한 비극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앞으로 이러한 교육용 기기가 더 이상 폭력의 도구로 쓰이지 않기를 바라며, 국제 사회의 주의 깊은 시선과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