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의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인 제로렌드(ZeroLend)가 결국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제로렌드는 사용자와 유동성 고갈, 수익성 악화, 그리고 보안 리스크가 겹치면서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창립자 라이커(Ryker)는 X(옛 트위터)를 통해 “3년간의 운영을 종결하기로 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현재의 프로토콜 형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로렌드는 초기부터 이더리움 레이어2 체인에 특화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해왔지만, 최근 레이어2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사업 기반이 흔들렸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의 발언을 고려했을 때, 제로렌드의 폐업은 레이어2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부테린은 최근의 레이어2 확장 전략에 대해 비판하며, 현재의 방식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메인넷과 네이티브 롤업 중심의 재편을 주장했다.
이번 제로렌드 운영 종료의 직접적 원인은 프로토콜이 운영하던 다수의 블록체인에서 비활성화와 유동성 급감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부 체인에서는 온체인 데이터와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오라클 서비스까지 지원을 중단하며, “시장 운영과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로렌드는 해킹과 공격의 타겟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적자 운영이 지속되었다.
제로렌드는 사용자 자산의 즉각적인 출금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라이커는 모든 이용자가 남아 있는 자금을 최대한 빨리 인출할 것을 권장하며, 스마트컨트랙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유동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체인에 묶인 자산을 재분배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동성 부족으로 자산이 갇힌 사용자들에 대한 구제 조치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제로렌드의 쇠퇴는 온체인 지표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디파이 데이터 플랫폼인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제로렌드의 예상치 자산(TVL)은 2024년 11월에는 3억 5,900만 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66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TVL은 98%에 가까운 비율로 증발한 것이다. 제로렌드 토큰은 폐쇄 발표와 함께 가격이 급락해 24시간 동안 34% 하락하며 사실상 거의 모든 가치를 잃었다.
제로렌드의 사례는 이더리움 레이어2 확장 전략이 직면한 현실적인 난제를 드러낸다. 소규모 L2 체인 기반의 디파이 모델들이 수익성과 보안 리스크를 견디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디파이 시장은 단순한 TVL 확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인프라와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