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기소됐다. 그는 1급 비밀을 포함한 국가 기밀을 불법으로 보관하고 유출한 혐의로, 총 18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메릴랜드주 연방 대배심원단이 발표한 기소장에 따르면, 볼턴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던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의 업무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수백 페이지의 자료를 기밀 취급 인가가 없는 두 명의 친척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가 사용한 개인 이메일 계정은 해킹당했으며, 미국 당국은 이 해킹 사건이 이란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볼턴이 다수의 기밀 자료를 출력하여, 허가 없이 자신의 메릴랜드 주택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법 당局은 지난 8월, 볼턴의 자택 및 사무실에서 컴퓨터, 전화기, 그리고 다양한 문건을 압수하였다.
볼턴은 기소 하루 뒤인 17일, 수사기관에 자진 출두할 계획이며, 같은 날 메릴랜드 주 법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대한 폭로와 나의 합법적인 행동에 대한 옹호를 위한 다툼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의 변호사인 애비 로웰은 기소 내용 중 일부가 볼턴의 개인 일기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기밀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해당 자료는 직계 가족들과만 공유되었다고 설명하였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 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의 기소가 선택적 기소의 일환이라 지적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번 기소 사건은 미국 정치에서 고위 관료들의 기밀 유출 문제가 다시금 화두에 오르게 만들고 있으며, 볼턴이 당면한 법적 대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볼턴의 기소와 관련된 내용은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