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면서 은행권은 기술 검증 및 글로벌 협력까지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 서클과의 회의를 조율 중이다. 서클이 발행하는 USDC는 달러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국제 송금 및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번 협의를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방안 및 원화 기반의 자체 발행 가능성 등을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이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핀테크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은행들은 기술력과 인프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어, KB금융그룹은 가상자산 관련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상설화했다. 이 조직은 외부 협업 방안과 정책 변화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블록체인을 통한 특정 용도의 프로그래밍 기능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국내외 정책 및 기술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송금과 국제 결제에 사용되는 상황에 대비해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또한, 그룹 내부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수탁 및 토큰화 자산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한 ‘비트고코리아’는 국내 인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팀’을 구성하여 독자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미 관련 상표권 20건을 출원하였고, 오픈블록체인·DID 협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공동 발행 및 유통체계 구축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향후 제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시장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은행과 민간 기업 간의 협력 및 경쟁 구도가 복합적으로 전개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