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한국의 ‘N번방 사건’을 연상시키는 대규모 불법 성착취물 유포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일 남방일보와 법치일보, AFP 등 외신들은 ‘마스크파크 트리홀 포럼’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성들의 불법 촬영 영상과 사진이 조직적으로 공유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대화방에는 중국 및 해외 사용자 10만 명 이상이 익명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e스포츠 선수가 텔레그램에 영상을 올린 것에서 시작됐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영상 속 피해 여성이 국립 대학에서 퇴학당한 사실로, 그녀의 국가적 존엄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화방에서 유포된 영상과 사진 대부분은 핀홀 카메라로 공공화장실 등에서 몰래 촬영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부 이용자는 전 연인이나 가족의 사적 이미지를 유포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화방에서는 몰래 카메라 촬영이 가능한 일상 용품이 거래되는 등 일어난 상황은 더욱 심각성을 더한다.
마스크파크 대화방은 현재 폐쇄되었지만, 텔레그램 내 중국어 사용자 대상 음란물 커뮤니티에는 9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한 서브 포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모양세로, 해당 사건은 성착취물을 협박이나 유인 등을 통해 제작 및 유포한 주범들이 최고 4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비동의 촬영물은 ‘음란물’로 분류되지 않을 경우 처벌 수위가 매우 낮아, 일반적으로 10일 이하의 행정 구류나 최대 500위안(한화 약 10만원)의 벌금에 그치게 된다.
중국의 한 법률 연구자는 이러한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이유로 텔레그램이 암호화된 플랫폼으로서 해외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와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사적 이미지 유포와 관련하여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높은 증거 기준이 있으며, 성인 여성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법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텔레그램 측은 비동의 포르노 공유가 금지되어 있으며, 이러한 콘텐츠가 발견되면 즉시 삭제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성 착취물 유포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있으며, 한국의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유포되는 범죄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