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한국 이커머스 진출 급증, ‘한국워싱’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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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이 지난해부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규모로 진출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6조 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중국 자본의 유입은 ‘한국워싱(Korea Washing)’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만큼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중국 자본의 진출이 한국을 경유한 ‘우회수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를 단순히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한 현상과 유사하게, 중국기업들이 한국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중국 자본은 약 3조1500억 원을 한국 기업의 인수 또는 조인트벤처 설립에 활발히 투자해왔다. 알리바바는 한국의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에 1000억 원을 투자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중국의 스포츠 브랜드인 안타스포츠도 무신사에 500억 원을 투자하여 향후 조인트벤처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목적은 단순히 저가 제품의 유통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바바는 자사 물류 자회사를 통해 72시간 내 글로벌 무료 배송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는 앞으로 과잉공급된 중국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각국의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력해 클라우드 및 제3자 물류 사업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세계에서 FTA(자유무역협정)가 가장 많이 체결된 나라 중 하나로,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아마존이 한국에서 실패한 사례는 알리바바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며, 쿠팡 및 네이버와 경쟁하는 주요 사업자로 부상할 경우 이미지 개선과 글로벌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IB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의 한국 진출이 단순한 우회수출 전략이 아닌, 본국의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이 중국 자본의 중요한 시험대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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