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의 H20 칩 사용을 억제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중국 당국은 여러 기업에 H20 칩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통지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중국 당국은 국영 기업들이 정부 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H20 칩을 사용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당국은 자국의 정보 보안을 강화하고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러한 지침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MD와 같은 경쟁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AMD의 MI308 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지침은 엔비디아와 AMD가 대중국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출하기로 합의한 후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블룸버그는 이 칩 사용 제한 조치가 과거 중국 정부가 애플의 아이폰이나 테슬라 차량의 사용을 제한한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와 AMD에 대한 규제를 더 확대할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H20 칩의 수출을 다시 허용한 이유에 대한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이를 미중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설명했으나, 중국 당국은 H20 공급 재개가 이러한 합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원래 H20의 수출 재개를 원치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있다. 게다가, 중국은 낮은 사양으로 설계된 H20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특히, 중국 측에서는 엔비디아 칩의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으며, 지난달 31일에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엔비디아 측을 소환해 백도어와 관련된 안전 리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증명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자사 칩에 원격 비활성화나 정부, 해커에 의한 데이터 탈취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기술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국의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외국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H20 칩을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