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동안 중국에서 자본 순유출이 약 583억 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악화로 인한 집값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주식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은 이러한 자금의 흘러들어감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본 유출이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자본 순유출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한 것은, 투자 규제가 완화된 덕분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기업과 가계가 본토 밖으로 송금한 금액에서 국내로 유입된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은 전월 대비 10배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초의 월별 최대치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미·중 간의 무역갈등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면서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본 흐름은 특히 홍콩 주식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본토 자금은 약 1조 홍콩달러를 순매수하여 홍콩 항셍지수가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 상승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자산 관리요건이 완화되면서 대형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집중되었고, 이는 상하이종합지수가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배경이 되었다.
중국 정부가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이유는 소비를 자극하기 위함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자,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를 통해 소비를 부추기고자 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 중국 가계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어,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주식 투자 활성화만으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위안화를 매도하고 외화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 가치가 점점 더 떨어질 것이란 시장의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위안화 약세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통화 가치 하락은 다시 자본 유출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본토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우려된다. 증시 급락 시 소비 위축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의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주가 상승 시 과열되고 하락 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경향이 강하다.
한편, 최근 중국 경기 지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4.6%를 하회하는 등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당장 회복세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