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도시에서 청년들의 주거 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높은 월세와 치솟는 생활비, 그리고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한 취업난이 겹치면서 요즘 20대와 30대 청년들은 헬스장을 새로운 임시 거주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기 매체인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헬스장의 월 정액권을 이용해 숙박비를 절감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주요 대도시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젊은 세대가 헬스장을 운동 시설이 아닌 숙소로 삼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운동이 아닌 휴식과 숙면을 목적으로 헬스장을 이용하며, 요가 매트를 바닥에 깔고 잠을 자거나 샤워 시설을 사용해간다고 한다. 한 직장인은 “운동하러 갔다가 의외로 잠이 더 필요했다”고 언급하며, 헬스장 내에서 잠을 자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헬스장의 월 이용료는 약 200위안(한화 약 3만7000원)으로 저렴해, 청년들에게 경제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지역 제한 없이 다양한 지점을 활용할 수 있어 고정된 주거를 갖지 않고 지점을 이동하며 지내는 ‘유목형 생활’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직장 근처 헬스장에서 짧게 쉬고, 퇴근 후 다른 지점으로 옮겨 숙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 헬스장 측은 곤란한 입장이다. 일부 헬스장은 “숙박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체류는 금지”라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며, 운동 중 짧은 휴식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헬스장을 임시 거처로 삼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동안 이러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주거 비용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베이징의 원베드룸 아파트 월세는 6000~1만5000위안(한화 약 110만원~270만원)에 달해 청년들이 감당하기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곽 지역의 월세조차 4000~7000위안(한화 약 74만원~130만원) 수준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층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주거공간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청년들의 일탈로 해석하기보다는, “높은 월세와 물가, 실업률 증가로 인해 경제적 압박이 가해진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생존 전략을 세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헬스장에서 숙박하는 청년들의 잇따른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회적 논의와 쟁점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