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시장 점유율, 처음으로 50% 초과…일본 브랜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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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이 일본 TV 시장에서 처음으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시장 조사 회사 BCN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하이센스가 41.1%, TCL이 9.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하이센스의 점유율 중 25.4%는 일본 도시바를 인수한 레그자 브랜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대만의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는 20.6%의 점유율을 차지해, 지난해 일본에서 출시된 TV 4대 중 3대가 중국과 대만 제품인 상황이다.

일본 본토의 브랜드들, 특히 소니와 파나소닉은 각각 9.6%와 8.8%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파나소닉이 TV 시장에서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등 일본 전자기업의 쇠퇴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가전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품질 격차가 거의 사라졌고, 그 결과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BCN 관계자는 “TV 제품에 대한 화질은 모든 브랜드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판단 기준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 부문에서는 일본 브랜드가 아직 과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상승세는 만만치 않다. 하이얼은 올해를 ‘제3의 창업’으로 선언하고 판매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하이센스는 TV 인지도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분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일본 시장에서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전자 가전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과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이는 한국 가전업계에 상당한 긴장감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26년 준비를 위한 디스플레이 전략 세미나’에서는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주요 세트업체와 직결된다”며, 2026년에는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초과하고 2028년에는 TCL도 삼성에게 앞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23년 하이센스와 TCL의 TV 출하량은 각각 LG전자를 초과하며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디스플레이 및 세트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 약 28조 원을 투입하고 올해에는 스마트폰과 IT 기기도 지원 대상으로 포함해 약 56조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질적으로 중국 정부와 경쟁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디스플레이 및 전자 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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