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 미혼 여성의 결혼 미루기에 대한 후회를 다룬 인공지능(AI) 영상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 영상들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결혼을 촉구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내 결혼과 출산율의 급감과 함께 새로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발표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이 AI 영상은 병원에서 눈물을 흘리는 중년 미혼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들은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은 삶에 대해 깊은 후회를 표시하며, 젊은 세대에게 결혼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한 58세 여성은 “젊을 때 결혼하지 않은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며, 병원에 혼자 가는 서러움을 토로한다. 또 다른 56세 여성도 부모의 결혼 권유를 귀찮게 생각했던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보인다.
이러한 영상들은 ‘AI로 생성된 콘텐츠’라는 명시가 붙어 있지만, 부모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몇몇 부모는 이를 “정신 못 차린 젊은 세대를 위한 현실 교육”이라고 해석하며, 독신의 결과를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이러한 영상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50대 미혼 여성이 저렇게 늙고 초라해 보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하며, 결혼과 육아가 오히려 여성의 건강과 에너지를 소모시킨다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지난해 198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혼인 신고를 한 커플은 610만쌍에 불과했다. 높은 주거비, 취업 불안 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 세대가 결혼과 자녀를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가치관이 독신 중심의 삶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와 충돌하면서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CMP는 이 같은 갈등이 가족 관계를 거리 두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몇 젊은이들은 결혼 압박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의 관계를 소원히 하는 선택까지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AI 영상의 활용은 세대 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가진 세대 간의 대화와 이해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