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국제유가가 긍정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원유 ETF의 가격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국제유가는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9%와 8% 상승하는 등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목표로 하지 않고 군사적 목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다소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장에서는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었으나,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이 아닌 군사 및 정보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의 큰 폭 하락을 점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하루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주요 석유 생산국으로,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1/3을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된다면 세계 원유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관계자가 최근 이스라엘이 군사 시설로 공격을 한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자 조정된 유가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뒤 급락세로 전환됐다. 국내 원유 ETF 시장에서도 반영된 바와 같이, KODEX WTI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각각 10%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유전 대기업에 대한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로 활발한 거래를 보이며, RISE 미국 S&P 원유생산기업(합성 H)과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10.17%)도 한 주 동안 큰 폭으로 상승했다.
향후 이스라엘의 행동에 따라 유가는 더욱 변동성을 띠게 될 것이며,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투자증권의 연구원 윤용식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가 발효되며 유가의 급등세가 제한되었지만,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추가 상승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악의 경우, 이란의 석유 시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의 원유 수출이 중단될 수 있으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부각된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이란 원유 수출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규모 공격이라도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 씨티은행은 소규모 수출항 공격 시 하루 45만 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OPEC+ 국가들의 우수한 생산능력 또한 유가 안정화를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OPEC+의 잉여 석유 생산능력이 현재 하루 500만 배럴 이상 존재한다”며, 이는 향후 유가의 큰 상승폭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동 지역의 정세와 이란의 대응이 국제유가와 원유 ETF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중요한 시장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향후 투자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